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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동짓날에 주민의 자치를 노래하다학회칼럼 2017. 12. 4. 15:10
동지는 밤의 길이가 가장 길고 낮의 길이가 짧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이자 새로운 한해의 출발점이기도 합니다. 동짓날에 한해의 시종을 모두 관통하는 선현들의 안목에서 주민자치의 원년을 그려봅니다.
소강절邵康節의 안목입니다.
冬至子之半 天心无改移
동지는 자월의 반이요 천심은 고치고 옮김이 없구나
一陽初動處 萬物未生時
한 양이 처음 움직이는 곳이요 만물이 생기지 않았을 때다
玄酒味方淡 大音聲正希
현주는 담담한 맛일 때요 큰 소리는 드물구나
此言如不信 更請問包羲
이 말을 믿지 못하거든 복희씨를 다시 청하여 물으라
주희朱熹의 안목입니다.
忽然夜半 一聲雷
홀연히 한밤중에 한 소리 우뢰치니
萬戶千門 次第開
만 개의 삽작과 천 개의 문이 차례로 열리는 구나
識得无中 含有處
없는 가운데서 있는 것을 포함하는 곳을 알아내면許君親見 伏羲來
복희씨를 뵙고 오는 것을 허락하리라 -朱子-율곡栗谷의 안목입니다.
子半一陽動 天心妙難議 若識無中有 雷聲殷大地
동짓날 자시에 한 양이 움직이니, 하늘마음 미묘해서 말하기 어려워. 만약 무(無) 중의 유(有)를 안다면, 천둥소리에 대지가 흔들릴 제
中宵點新火 耿耿坐不寐 及此夜氣淸 默念玄機秘
한밤중에 새 불 켜놓고 그대로 앉아 잠들지 않은 채, 이 밤기운 맑은 시기에 묵묵히 현기의 신비 생각하리.
向來剝牀膚 萬彙困凋 春回九泉底 所居常坦易
이전까지 순음(純陰)의 침투 절박하여, 만유(萬有)가 다 곤해 있다가, 봄이 땅 밑에서 돌아오니, 어디서나 항상 평탄하고 순조로우리.
外貌不莊肅 怠慢於斯萃 散坐與空談 畢竟非善戱
첫째 외모가 정숙하지 않으면, 태만한 버릇이 여기에 모여드나니. 산만한 앉음과 쓸데없는 말은, 필경 좋은 놀이가 아니니,
衣冠必整飭 言語愼勿費 中心不專一 邪思所窺
의관을 반드시 단정히 하고 언어를 함부로 하지 말아야 하네. 중심이 만약 한결같지 않으면, 사특한 생각이 기회를 엿보아,
擾擾起復滅 火炎兼馬 載斷前後際 卓立恒勿貳
어지럽게 일어났다 꺼졌다 하는 사이에, 불꽃처럼 사납고 말처럼 신속하므로, 앞뒤 즈음을 딱 잘라 버리고, 우뚝 서서 의심치 않아야 하네.
愼獨與不息 聖謨斯爲至 參前復倚衡 不可須臾離
홀로를 삼가고 공력을 쉬지 않는 것이, 바로 성인의 지극한 말씀이니, 서면 눈 앞에, 수레에 오르면 멍에에 보이는 듯, 어디서나 잠시도 떠나지 않아야 하네.
處心廓如天 屋漏可無槐 任重且道遠 要以志爲帥
마음가짐이 하늘처럼 넓으면, 저 옥루서도 부끄러움 없으리. 짐 무겁고 길 또한 멀므로, 요컨대 뜻을 장수로 삼아야 하며,
九今正始 莫使虧一 冥觀天地化 至健功乃始
높은 산도 곧 지금부터 시작됨을, 한 삼태기 흙도 모자라지 않게 해야 하리. 고요히 천지의 화육 관찰하건대, 지극히 건전하기에 공효 이에 베풀어지네.
爲人不法此 有身乃自棄 但使泥塵盡 水鏡元無累
사람이 이를 본받지 않는다면 제 몸을 스스로 포기함이니, 다만 먼지만 씻어 없애면 그만, 거울은 원래 더러움이 없다네.우리의 결심입니다.
내가 나를 살리는 것이 나의 자치라면, 마을을 살리는 것이 마을자치요, 이웃을 더불어 살리는 것이 주민자치입니다. 새해를 자치의 원년으로 만들어 갑시다.2015년 1월
한국자치회장 전상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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